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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5 14:09

Made In China

 

Made In China

 

나는 가끔 해외 출장을 나간다. 출장에서 돌아올 때면 항상 고민을 하게 된다. 아내 그리고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뭔가 조그만 선물이라도 사와야 하는데, 마땅한 것이 잘 없다. 같이 일하는 사무실 동료들은 간단한 초코렛이나 담배 한 갑이면 만족해 하고, 나도 그 정도만 사와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내와 아이들과 관련되어서는 항상 고민을 하게 된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선물을 사온 적이 한번도 없어서 인 것 같다.

 

출장가는 지역은 대부분 가까운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 중국에 출장 가서 그곳의 시장 또는 유명하다는 마트 등은 종종 다녀보았다. 다녀보면, 한결같이 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는 웬만한 제품은 한국제품과 별반 차이 없다. 그리고 좀 좋다고 생각되는 제품은 A/S 받을 생각을 하면, 가격대비 만족도에서 굳이 일본에서 사야 할 이유가 없다.

 

중국에서는 거의 일본에서의 심정과 마찬가지이다. 아주 오래 전 내가 가지고 있던 중국제품에 대한 선입견. 이것이 대단한(?) 것이어서 중국제품, 그러면 우선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많았겠지만 지금 일일이 생각을 더듬고 싶지는 않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많이 발전했고, 현재의 상황은 일본과 거의 차이가 없다. 물론 주로 가는 곳이 상하이와 북경이라는 두 곳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도 중국에서 정치는 북경, 경제는 상하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 어째든 항상 국내에 입국하여 아내와 아이들의 간단한 선물을 생각하게 되고, 결과는 간단한 외식으로 해결했던 것 같다.

 

오래전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Made in USA 또는 Made in Japan 하면, 물 건너온 제품 또는 같은 의미의 상당히 수준 높은 제품으로 알고 있었다. 같은 반 누군가가 종종 문구류나 음식 -대부분 도시락 반찬이지만- 을 가져오면 하나의 구경꺼리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2009년 대한민국을 사는 지금의 많은 사람들이 해외 출장시 선물로 사올 물건이 마땅찮음을 느끼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며칠전 한 친구가 일본으로 출장을 가는데 돌아올 때 뭘 선물로 사와야 하냐고 묻길래, 딱히 답변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카레를 사다 주면 부인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몰라도 일본사람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돌아갈 때 항상 사가는 것이 우리나라 김 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김이 일본 사람들 입맛에 맞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일본 카레가 내 입맛에 상당히 잘 맞는거 같아서 그 친구나 그 친구 가족도 좋아할 것이라 판단하여 조언해 준 것이다. 만약에, 그 친구가 나에게 중국에 출장가면 돌아오는 길에 뭘 사오면 좋겠냐고 물으면, 나는 뭐라고 대답 해야 하나? 생각해 보니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 나에게 그런 질문은 하지 않겠지만 …)

 

어째든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제는 지역특산품이나 토산품이 아니라면, 굳이 생산 지역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다. 지역등의 의미없는 구분보다는 제품 자체가 가진 기능, 가격등의 본래적인 경쟁력에 다시금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생각을 한 직접적인 배경은 내가 거래하는 중국업체의 최근 성장세가 정말 놀랍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몰라도, 적어도 2006년 이후 2008년까지 매년 90%이상의 매출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취급하는 제품은 지스타캐드이다. 건축/토목/기계설계 소프트웨어인 오토캐드라는 제품의 중국판 짝퉁 제품이다. 이 제품은 기존의 오토캐드와 기능면에서는 거의 100 % 같으면서 가격은 8배나 싸다. 물론 유지보수 비용도 저렴하다. 따라서 가격경쟁력이 좋다. 그럼 왜 가격 경쟁력이 좋을까? 비슷한 제품의 가격이 왜 이리 차이가 많이 날까?

 

북경에 가서 들은 애기인데, 중국에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완전하지 않다고 한다. ,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가 북경에서 직업을 구해 정확하지는 않지만- 5년인가 8년을 일하면 북경 시민권이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머리 좋은 친구들이 시민권을 따기 위해, 그리고 소프트웨어라는 특성상 해외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고도 IT업체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어쨋든 이제는 중국제품이라 하여 예전과 같이 한 수 아래로 생각하는 풍토는 많이 사라진 것 같고 또한 앞으로도 계속 사라질 것이다. 물론 소프트웨어라는 제품과 관련되서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나는 중국제품 엄밀히 말하면 중국산 지스타캐드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사람이다. 기존의 미국, 일본 제품에 비해 전혀 성능면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러면서 가격도 상당히 싸다. 애국하고 있는 것이다. 거의 같은 제품을 8배나 싸게 국내고객들에게 공급하니, 그만큼 외화를 절약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들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면, 우선 한번 테스트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같은 제품을 선입견으로  10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구입하면 낭비 아닌가?

 

Made In China

 

어차피 중국제품은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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